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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시

지금, 여기

물 위에 나무 막대기가 떠 있다

누가 매달렸다

내가 매달렸다

너가 매달렸다

물이깊어누가말했다물이깊어내가말했다물이깊어너가말했다

 

낮이 가고 밤이 오고

해가 뜨고 달이 지고

별이 태어나고

 

물 위에 나무 막대기가 떠 있다

누가 매달렸다

내가 매달렸다

너가 매달렸다

팔이찢길까시침으로피부뚫고분침으로근육뚫어시간으로꿰맨다

피가흘러붉게물든물이깊어말했다내가너가누가

 

낮이 오고 밤이 가고

해가 지고 달이 뜨고

별이 떨어지고

 

물 위에 붉게 물든 별이 서 있다

물 안 깊어

별이 전했다

입도없는(게)누가말했다

물 안 깊어

별이 전했다

눈도없는(게)내가말했다

물 안 깊어

별이 전했다

귀도없는(게)너가말했다

 

낮이 가고 밤이 가고

해가 지고 달이 지고

 

물 위에 나무 막대기가 떠 있다

누가 매달렸다

내가 매달렸다

너가 매달렸다

물이깊어누가말했다물이깊어너가말했다물이깊어?내가말했다

따글따글매달린사람들와글와글

 

시침으로 왼팔의 시간을 끊고

분침으로 오른팔의 시간을 끊자

비로소 두 발이 바닥에 닿고

 

붉게 물든 별에게 걸어가

투명한 왼손 오른손 맞대고

빙긋이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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