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을 준비하면서 처음 육묘 시도하는 작물이 고추와 피망입니다. 그래서 고추 육묘 방법 자료를 조사하면서 알게 된 내용을 공유합니다.
본문은 경상북도농업기술원 영양고추연구소에서 발간한 책자 '영양고추재배전서(개정증보판)'의 '제5장 육묘기술'에서 발췌한 내용을 요약한 것입니다. '영양고추재배전서(개정증보판)' 원문을 확인하고 싶으신 분은 본문 아래 링크를 참고해 주시길 바랍니다. :)
본문 이해를 위한 참고 용어들
식상
옮겨 심을 때 모에 생기는 상처
비배 관리
거름을 잘 뿌려 토지를 걸게 하여 식물을 가꿈
생력화
산업의 기계화·자동화·무인화를 촉진시켜 노동력을 줄이는 일
무상 기간
늦은 봄의 마지막 서리가 내린 날로부터 초가을 첫서리가 내린 날까지의 기간
증수
수입이나 수확이 느는 것. 또는, 수입이나 수확을 늘리는 것.
과번무
동화 산물의 수용부인 과실이나 뿌리 등의 발육이나 착색이 불량하게 되는 현상. 영양 생장이 과도하게 일어나 줄기나 잎이 무성하게 된 식물체에서 나타난다.
비절
비료가 결핍되는 현상
대목
접을 붙일 때 바탕이 되는 나무, 뿌리쪽 부위.
접수
접을 붙일 때 대목에 꽂는 나뭇가지
육묘의 목적
우리나라는 무상 기간이 짧기 때문에 생육 기간 연장 수단으로 육묘를 한다.
유묘기에 제한된 구역에서 집중 관리를 통해 비용을 절감하고 화아분화를 촉진시켜 조기 수확과 증수, 본포 이용률을 향상할 수 있다.
고추 육묘의 특징
- 60일 이상의 장기간 소요
- 본엽 3~4매 전개 후 화아분화 시작
- 아주 심기 후 바이러스 감염 피해 큼
- 과습에 약해 관수에 주의. 배수성 및 통기성 우수한 상토 사용 필요
우량 모종과 불량 모종의 차이
우량 모종
- 도장하지 않고 착과 절위가 낮다
- 영양 생장과 생식 생장 균형 필요
- 동화능력 우수해 조기 수확량 증가
불량 모종
- 생육 지연
- 동화양분 합성, 양·수분 흡수 능력 저하로 생산성 저하
육묘 시 주의할 사항
- 영양 생장에 치우친 모, 어린 모를 정식하면 과번무 된다
- 포트가 작거나 관수량이 많으면 비절이 빨리 나타난다
- 72~128공 플러그판을 이용할 경우 웃거름주기, 환경 관리 기술에 따라 80일까지 육묘가 가능하지만, 그보다 작은 용기에서는 어렵다.
- 상토량 적음, 양분 부족한 상토 사용 또는 긴 육묘 일수로 노화된 모종은 정식 후 활착 지연과 꽃의 소질이 불량해진다
- 진딧물, 응애, 총채벌레, 선충, 바이러스, 역병, 곰팡이 등과 같은 병해충 피해를 예방
- 품종면에서 고유의 특성을 갖추고 균일도가 높아야 한다
고추 육묘 상토의 구비 조건
- 배수성, 통기성, 보수성 등을 갖춘 경량의 상토 사용(일반적으로 경량 상토일수록 물리성이 우수, 가비중 0.3kg/ℓ 내외)
- pH 5.8~6.5
- EC는 포화점토법을 이용해 분석할 경우 2.0~4.0mS/cm
- 비료가 첨가된 시판 상토는 250ml 이상 큰 포트에서 육묘하면 추비 없이 마칠 만큼 비료량이 첨가될 수 있지만, 이보다 작은 포트에 육묘할 경우 후기 비료가 떨어지는 비절 현상이 나타나므로 웃거름 필수
- 무비 상토는 모종 생육 진행을 관찰 후 웃거름 필수
- 저온기에는 따뜻한 곳에 1주일 정도 보관 후 사용
육묘상 위치 선정 고려 사항
- 모판은 일사량이 많고 배수가 잘되는 곳
- 관수, 전원 등의 설치가 쉬워 관리가 편한 곳
- 병해충 발생이 적었던 곳
- 포트는 지면에서 떨어질 수 있게 벤치형 설치. 지면과 떨어져 있어 포트 안으로 뿌리 발달, 상토 통기성 향상, 병원균 전파 및 확산 방지, 균일한 생육 유지.
육묘 시설 종류
양열온상
- 태양열(지상부)과 퇴비 생성 과정(지하부)에서 발생하는 발열을 이용
전열온상
- 전력으로 이용할 수 있는 난방 소재(열선, 온풍기, 난로 등)를 이용
온수온상
- 45~60℃ 온수를 순환시키는 방식
파종 시기
아주 심기(정식) 예정일을 역산해서 결정한다.
육묘 기간 계산할 때 고려할 사항
계절
- 겨울철은 온도가 낮고 일장이 짧아 육묘 기간이 길어지고 반대로 여름철에는 짧아진다
포트의 크기
- 일반적으로 포트가 작으면 잎과 뿌리 노화가 빨라진다
- 큰 포트 육묘가 묘소질 면에서 유리하나 육묘 관리나 자재 등 비용이 상승하는 단점이 있다
기간
- 육묘가 길면 뿌리 노화로 정식할 때 활착과 초기 생육이 불량할 수 있다
- 어린 모는 뿌리 활력이 좋아 정식하면 양분, 수분 대량 흡수로 번무하기 쉽고 영양 생장이 지속돼 착과율이 떨어지며 과실 숙기가 늦어지고 소과가 많아진다. 그러므로 높은 온도와 비료 성분이 과한 곳은 어린모 정식을 피해야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정식해야 한다면 밑거름과 관수량을 줄여서 조절한다.
종자 소독 방법
- 최근 종자는 생산단계에서 소독이 잘 돼 별도의 처리가 필요 없긴 하지만, 소독해야 한다면 17~18℃ 물에 베노람수화제를 200배 희석시켜 30~60분간 소독 후 물로 씻어 말린다.
- 유기농 채소 종자의 경우 온탕침지를 한다. 고추는 50℃ 물에 15분간 침지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무처리에 비해 발아율이 50% 이상 증가하고 뿌리 생장은 5배 이상 신장한다. 또한, 종자 감염된 곰팡이 억제율이 72~95%, 세균 억제율은 65~86%이다.
싹틔우기(최아)
- 발아 기간이 길고 고온을 요구하므로 싹틔우기(최아)를 시켜 파종하는 것이 좋다.
- 싹틔우기 전에 종자를 30℃내외의 물에 5~10시간 침지시킨다. 보통 종자가 가라앉는 정도면 충분하다
- 싹틔우기는 종자를 천에 싸서 공기가 잘 통하고 수분이 부족하지 않도록 유지하며 28~30℃에서 실시한다.
- 싹이 트기 직전 발아공이 부푼 상태가 파종 적기이다
파종 방법
파종상
모래 또는 상토를 균일하게 깐 다음 6~8cm 간격으로 얕은 골을 만들고 종자를 0.5~1cm 간격으로 줄뿌림 한다.
포트
상토를 포트 용량의 80~90% 정도 채우고 중앙에 파종한다.
못자리용 모판
1판에 1/2봉(600 립) 정도 파종
흙 덮기는 고운 강모래나 굵은 입자의 버미큘라이트를 종자 길이의 2배 정도로 한 후 충분히 관수한다.
파종 주의 사항
- 종자를 깊게 파종하거나 흙을 너무 많이 덮으면 발아가 지연된다
- 너무 얕게 파종하면 종피를 벗지 못해 배축이 길어진다.
옮겨심기
- 본엽이 1~2매 전개한 후 1회 정도 옮겨 심기하면 모판 관리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 이식하면 원뿌리가 절단돼 부정근이 많아진다
- 바람이 없도 햇볕 있는 따뜻한 날을 선택해 진행하고, 이식 후 20℃ 정도 물을 주어 활착을 돕는다
- 이식하면 뿌리 기능이 일시 정지돼 시들 수 있다. 해가림을 통해 시듦을 예방하고 활착이 되면 걷어낸다.
옮겨심기(이식) 주의 사항
심는 깊이
- 파종상에 심긴 높이로 심는다
- 얕게 심으면 건조해 발생
- 깊게 심으면 줄기 부위에서 새 뿌리 발생
온도 관리
- 옮겨심기 후 3~4일 동안은 야간 온도를 약간 높게 관리한다. 낮 기온은 27~28℃, 밤 기온은 24~25℃가 적당하다.
횟수
- 옮겨심기 횟수가 많아지면 비용 발생이 증가하고 일시적 생육 정체로 발육 지연과 병 발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물 주기
- 관수가 잦으면 웃자라 발병을 초래한다. 반대로 부족하면 생육이 억제된다.
- 물 주기 양을 규정할 순 없지만, 저녁때 모판 상토 표면이 마른 정도가 좋다.
- 저온기에는 적은 양을 자주 관수하기보단, 한 번에 뿌리 밑까지 젖도록 충분히 줘야 온상 내의 온도가 내려가는 걸 방지한다.
- 물온도는 20℃ 정도가 좋다. 고온기에는 아침 일찍 찬물을 주면 웃자람 방지 효과가 있다.
빛 관리
- 고추는 광포화점이 30,000 lux 정도로 비교적 높진 않지만 겨울철에는 수광량이 부족할 수 있으므로 일조량이 풍부한 곳에서 육묘한다.
- 일조량이 부족하면 착과 절위 상승, 꽃수 감소, 꽃의 소질 악화 등의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영양 관리
- 시판 상토를 구입해 포트 육묘를 하면 비료 성분이 한정적이기 때문에 육묘 기간이 길어지거나 포트가 작거나 관수량이 많으면 비료분이 부족할 수 있으니 주의한다.
- 육묘 중기 이후에는 항상 모종 상태를 살펴 비료 부족 증상을 확인하고 추비를 보충해 준다.
- 비료 부족증은 보통 아랫잎에서 발생하며 잎의 녹색이 연해지고 심할 경우 노랗게 변하고 조기 낙엽이 된다. 정식이 가까울 때 비절 현상이 발생하면 요소만으로 웃거름을 주어도 되나 이보다 빨리 발생할 경우 4종 복비나 완전 비료를 2~3일에 한 번 정도 관주 해 주는 것이 좋다.
- 엽면시비는 농도가 짙을 경우 잎이 타들어 가는 농도장해가 발생할 수 있으니 주의한다.
육묘 중기와 후기 관리
중기
- 본엽이 2~3매 전개한 이후라 균형적 생육을 위해 광합성을 촉진하고 양분전류가 합리적으로 일어나는 시기이다
- 낮 온도는 25~28℃, 밤 온도는 전반야와 후반야로 나눠 15℃, 12℃로 관리한다
- 야간에는 기온보다는 지온을 높기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후기
- 비료가 부족해지고 잎이 겹쳐지며 웃자라기 쉽다
- 개별 포트 육묘일 경우 모종 간격을 넓혀 수광량을 충분하도록 한다
- 모종 상태를 살펴 비절 현상이 발생하면 웃거름을 준다
- 육묘상 온도를 서서히 아주심기(정식)할 조건에 적응시킨다. 아주심기 1주일 전부터 광량과 온도를 아주 심기 할 포장의 환경과 비슷하게 적응시켜 나간다.
- 순화된 모종은 식상이 적고 활착이 빨라 생육이 왕성하다. 너무 강한 스트레스를 주어 순화하면 조기 수량이 감소될 우려가 있다. 일반적으로 시설재배용 모종은 순화를 약하게 하고, 노지나 터널 조숙재배할 모종은 다소 강하게 순화시키는 것이 좋다.
아주 심기
일반적으로 10~13 엽기 내외가 적당하다.
촉성 및 반촉성 재배
- 1번 화가 개화하는 정도의 80~90일
노지 조숙 재배
- 식상 경감을 위해 촉성 재배 보다 10~20일 정도 단축한 70~80일
억제 재배
- 50~60일
노지 재배
- 80~90일의 큰 모종을 아주 심는 게 조기 수량에 유리하다. 꽃이 1~2개 개화됐을 때 아주심기 하면 좋다. 전체 수량으로 보면 포트 용량이 적은 플러그판에 60~70일 육묘한 작은 모종을 심어도 문제없다.
플러그 육묘 방법
- 플러그 육묘는 일반 육묘와 물리적 차이(포트 크기, 구조, 상토 등)가 있다. 플러그 묘는 밀식 환경이므로 육묘기간이 긴 과채류는 생육 조절이 매우 중요하다.
- 플러그 육묘는 잘 관리하면 집약 관리이므로 생력화와 생산비 절감 효과가 크고, 생산자재 및 묘소질의 규격화가 가능하다.
- 상토의 밑거름이 많으면 생육 조절이 어려워 액비를 웃거름으로 조절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상토에 첨가된 비료의 양은 초기 발아세나 생육 중기까지 필요한 양 정도로 적은 것이 좋다.
묘의 생육 단계 | 생육 상태 | 시비 횟수 |
1단계 | 파종 ~ 자엽전개 | 파종 후 1회 |
2단계 | 본엽 전개 ~ 3~4매 | 1회/3일 |
3단계 | 본엽 전개 ~ 8~9매 | 1회/2일 |
4단계 | 본엽 8~10매 ~ 정식 | 1회/1일 |
접목
고추 역병은 토양 전염성 병으로 윤작, 약제살포 등 경종적 방법으로는 아직 경제적이고 실효성 있는 방제 방법이 없다. 저항성 품종으로 역병 피해를 줄일 수 있지만, 품질계 품종보다 과형 및 품질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저항성 있는 품종을 대목으로 하여 품질계 품종을 접목시켜 역병 피해나 불량 환경에 대한 수확량 감소를 예방할 수 있다.
접목의 단점은 일반 육묘보다 2배 이상의 종자, 노력, 비용이 소요된다는 것이다.
대목 품종
탄탄대목, R-세이프, 카타구르마, 코네시안핫, PR파워, PR-380, 땡큐, 원강 3호, 원강 4호, 오딧세이, 앙상블, 큰녹수 등
대목 파종 및 이식
파종
접수보다 3~6일 조기 파종한다.
이식
본엽 1~2매 시 72공 또는 105공 트레이로 이식한다.
접목 시기
- 묘령은 어릴수록 접목 활착률이 높지만, 어린 묘는 줄기가 약해 경험이 적으면 어렵고 활착률이 떨어진다.
- 접수의 엽수가 5~6매 시기일 때가 적당하다
- 대목과 접수의 접목 부위 줄기 굵기가 비슷할 때가 좋다
접목 준비물
- 면도날(양면 날)
- 접목 클립
- 작업대
- 알코올
- 탈지분유(바이러스 전염 예방 및 접목기구와 작업자 손 소독용)
접목 방법(합접)
합접이 소요 시간, 비용, 활착률 면에서 우수하다.
- 접목 하루 전 충분한 관수로 접목 활착률을 높이고 묘가 잘 뽑히도록 한다.
- 대목의 절단 부위는 본엽 1매 편엽이 좋다
- 접수는 대목과 굵기가 비슷한 부분을 살균된 면도날로 25~30° 각도로 자른다
- 대목과 접수 자른 면을 맞추고 접목용 클립을 이용해 고정한다
접목 후 관리
온도
- 접목 후 4일까지는 20℃ 이상의 온도를 유지한다. 온도가 낮으면 세포분열이 억제돼 접목 부위 연결이 늦어지고 활착률이 떨어진다.
- 접목 5~7일 후부터는 온도를 약간 낮추어 웃자람을 막는다
- 활착 후에는 일반적인 방법으로 관리한다
습도
- 접목 후 3~4일까지가 가장 중요하다. 거의 포화 상태를 유지한다. 습도가 부족하면 접수가 시들거나 절단부위가 건조해져 활착률이 떨어진다.
- 접목 후 4~5일부터는 습도가 높으면 과습으로 대목의 줄기가 짓무르거나 병이 생길 수 있으니 피복재를 조금씩 열어 접수가 시들면 다시 피복재를 덮는 방식으로 관리한다.
빛
- 접목 1~2일까지는 햇볕을 쬐면 증산량 증가로 시들게 되므로 차광막(백색부직포, 비닐+차광망 75%, 비닐+백색부직포 등)을 씌워준다
- 접목 후 4일째부터는 아침에 30~40분 약광을 받도록 차광망을 걷어 주었다가 다시 닫아주고, 다음 단계 전까지 일조량을 조금씩 늘려간다
- 7~10일부터는 햇볕을 잘 받을 수 있도록 한다
정식 및 재배 관리
- 접목묘가 완전 접합된 후 정식 전에 접목 클립을 제거하고 곁순이 나오면 즉시 제거한다. 대목에서 발생하는 측지는 반드시 제거한다.
- 정식할 때 접목 부위가 지면으로부터 많이 노출되도록 심어 빗물이 튀어 올라 역병이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을 줄인다